2023. 5. 24. 13:11ㆍ작업일지/그림 일러스트
2020년 말에는 큰 걱정거리 하나가 있었다.
바로 집 이사 문제였는데, 기존에 살고 있던 전셋집에 집주인의 딸 가족이 들어와야 한다는 것이었다.
당장 몇달 안에 비워줘야 하는 상황이라 어머니와 함께 부동산을 매일 들락거렸던 시기였다.
그때는 집 값이 엄청 오르고 있던 시기여서 전셋값도 많이 올랐던 시점이었고 여건이 안된다면 서울을 떠날 생각도 하고 있었다.
하지만 운이 좋게도 원래 살던 지역과 같은 동네에서 집을 구할 수 있었다.
이사 걱정없이 아예 정착할 집을 구하고 있었기 때문에 전세가 아닌 매매로 구했다.
좀 오래된 건물이었지만 튼튼하면서도 넓었고 방도 많아서 어머니와 함께 살기에 더없이 좋은 집이었다.
그리고 집 이사를 하고 난 뒤에 이제 막 창업한 새 회사에 합류하기로 결정이 됐다.
회사 이야기는 아래 링크로 ~
짧은 회사 생활 ~ 미생 체험기와 애증의 대표 이야기 + 캐릭터디자인 외주 - 쿠디 / 단지 + 구디지
나의 미생 체험기와 애증의 대표 이 블로그에도 2021년에 다녔던 회사에 대한 이야기를 조금씩 언급했다. 11개월 동안 다니면서 참 많은 경험을 했던 것 같다. 안 좋은 경험이 많은 것 같았지만,
southlandart.tistory.com
이사 걱정에 오랫동안 알게 모르게 스트레스를 안고 있었는데 한꺼번에 고민들이 해결되고 여건이 나아지니 몸과 정신에서 모두 의욕이 솟아나던 시기였다.
새 집에서는 내 작업실을 자그마하게 꾸리기도 했다.
그동안은 집에서 작업하기가 매우 힘든 상황이었는데, 작업실이 만들어지니 뭔가를 만들어보고 싶은 마음이 넘쳤다.
회사에서 첫 미팅을 마치고 의욕적으로 이것저것 그렸던 기억이 난다.
2020 피그마망가콘테스트에서 상을 받은 이후 한동안은 피그마펜을 애용했었다.
이때는 회사내에서 '난 앞으로 이런 작업을 하고 싶다'라고 보여줄 수 있는 무언가를 그려야겠다 생각해서 '발굴'이라는 작업을 해봤다.(2021/01/05)
이 그림이 내가 새 집에 작업실을 만든 뒤 처음으로 해본 작업이다.
이 펜화 스타일 그대로 회사에서 첫 번째로 만든 무크지에 내 그림을 싣었고 몇번 더 같은 스타일로 작업을 해보다가 여러 프로젝트를 맡게 되면서 다시 디지털 드로잉으로 전환했다.
내가 그려왔던 여러 그림들을 보고 있으면 그것을 작업할 당시의 감정이 강하게 떠오를 때가 있다.
이 그림도 그런 그림중에 하나이다.
걱정이 해소되고 무언가 희망찼던 당시 상황.
새 집에서 의욕이 넘쳤던 그때의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그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