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3. 31. 13:24ㆍ작업일지/그림 일러스트
2021년에 다닌 회사에서는 사보지 겸 무크지를 제작하는 일을 했었다.
그때 이 책의 주요 내용이 회사의 크루들을 소개하는 것이었다.
난 나를 소개하는 파트의 내용들을 일치감치 완성을 해놨고 다른 사람들의 파트를 도와주는 역할을 했었다.
그러니까 다른 크루의 글을 읽고 그것을 시각화하는 그림을 그려주는 역할이었다.
그때 내가 맡은 부분 중에 첼리스트의 파트가 있었다.
첼리스트가 작성한 글의 내용에는 자신은 달에 가는 게 꿈이라는 부분이 있었다.
복잡하게 생각하지 않고 달에서 첼로를 켜는 첼리스트의 모습을 그렸다.
그림은 평소 내가 하던 스타일과는 다른 느낌으로 작업했었다.
글의 느낌을 그대로 전달하도록 하기 위해서였다.
이렇게 새로운 방식과 스타일로 작업을 하게 되면 어찌 됐든 나는 좀 더 성장하게 된다.
문제는 당시 회사의 대표가 나를 안 좋게 생각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나의 인상과 말하는 느낌이 자기주장이 확실한 사람으로 인식되었던 것 같다.
회사를 운영하는 대표의 입장에서는 내가 언젠가 자신의 이익을 해치는 반골분자로 보였나 보다.(근데 솔직히 난 반골기질이 있다. 나름 정확히 본 것..)
그래서인지 이때쯤에 사사건건 나에게 태클을 걸어왔었다.
내가 보기에 이 그림은 무크지에 수록하기에 부족함이 없었지만 대표는 그림이 마음에 안 든다며 다른 방식으로 수록하겠다고 퇴짜를 놨다.
그런 방식으로 내 멘탈에 상처를 주려고 했던 것 같은데, 나는 그렇게 해주면 차라리 좋다고 생각했다.
어차피 그림은 내 개인 포트폴리오 용으로 쓰면 그만이었기 때문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시간이 조금 지난 후에 오히려 그 대표가 나의 한마디 한마디에 절절 매기 시작했다.
내 그림이 자신에게 꼭 필요한 것이라고 인식한 순간 갑과 을의 위치가 바뀌게 된 것이다.
2021년의 회사 생활은 나에겐 정말 많은 경험을 하게 해 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