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8. 1. 12:22ㆍ잡담
요즘에는 하루 일과를 마치고 나면(밤 9시 정도) 친구에게 꼭 연락이 온다. 연락의 내용은 운동 겸 동네 산책을 하자는 것이다. 친구는 평소 복싱을 하다가 최근에 크로스핏까지 하면서 체중 감량에 진심인 상태이다. 내가 요 근래 7킬로를 감량한 것도 친구에게 좀 자극이 된 것 같다. 나 역시 친구가 걷자고 하면 그 연락이 매우 반가워서 바로 뛰어나간다. 그렇게 친구와 밤 산책까지 마치면 하루 걷는 양이 2만 걸음을 훌쩍 넘는다. 그리고 집에 돌아오면 땀범벅이다.(열대야가 너무 심해서 밤에 천천히 걸어도 땀이 안 날 수가 없다...) 그래서 집에 돌아와서 찬 물 샤워로 하루를 마무리하면 바로 꿀잠을 잘 수 있다. 하지만 요즘에는 자기 전에 꼭 연금술사를 조금씩 읽고 잔다. 파울로 코엘료의 유명한 소설 그 연금술사 말이다.
연금술사를 다시 읽게 된 것은 다른 친구의 권유 때문이다. 그 친구는 내 요즘 상황이 꼭 연금술사 내용 같다고 했다. 난 분명 연금술사를 읽어봤는데 내용이 도저히 생각나지 않았다. 친구가 나의 어떤 모습을 보고 연금술사 내용 같다고 했을까. 결국 그날 바로 서점에 가서 연금술사 한권을 샀다. 생각해 보니 연금술사를 처음 읽게 된 계기도 내 선택이라기보다 다른 사람의 권유 때문이었다. 바로 나의 큰 고모부의 권유였다. 큰 고모부는 내가 아는 사람 중에 제일 멋진 사람이다. 그리고 존경하는 분이다. 하지만 어릴 때에는 큰 고모부가 무섭기도 하고 어색하기도 했다. 그런데 어떤 일 때문인지는 잘 기억나지 않는데 고모부께서 나에게 "차 뒷 좌석에 연금술사라는 책이 있으니 너 가져가서 꼭 봐라"라고 하셨던 것은 기억난다. 그때 고모부는 왜 나에게 갑자기 연금술사 책을 주셨을까. 지금 내 친구가 추천한 이유와 같은 것일까.
어제 밤에는 주인공 산티아고가 하루아침에 가진 모든 것을 잃고 양치기에서 비로소 모험가가 되는 부분을 읽었다. 아주 짧은 묘사지만 산티아고가 한순간에 모든 것을 잃은 그 허망함이 고스란히 전달되었다. 하지만 가진 것을 모두 잃은 것은 산티아고가 새 챕터로 넘어가는 계기였다. 새 챕터... 핸드폰을 켜서 시간을 보니 마침 7월이 끝나고 8월로 넘어가는 시점이었다. 만화책을 제작 중인 지금은 분명 나에게 새 챕터의 삶이다. 집중 집중... 산티아고는 일 년을 집중해서 잃은 것을 두배로 되찾고 이집트로 떠났다. 나도 간다.. 피라미드로 ~
1일의 아침. 매일 밤 산책을 함께 하는 친구에게 카카오톡 메세지가 와있었다.
- 금토는 나도 이제 작업할거야. 그림 그려야겠어. 너무 손 놨음.
직장에서 무슨 일이 있었던 건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친구의 각성이 기분 좋았다. 그래 이제 같이 하자. 놀 때도 좋지만 작업할 때도 곁에 누가 있어준다는 것이 힘이 된다.
어제는 오랜만에 시사 방송을 들으며 작업을 했다. 요즘에는 집중력이 안되서 잠깐 귀를 쉬게 해 줬기 때문에 뉴스를 잘 듣지 못했다. 밀린 뉴스들을 다 듣고 보니 나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에도 새 챕터가 시작되는 국면이다. 아마 올해가 끝나기 전에 이 비상식적인 정부는 무너질 것이다. 채해병의 죽음 뒤에 숨겨져 있던 어마어마한 이야기들. 아직 진실은 확정이 나지 않았다고? 상식이 있는 사람들은 드러난 것만 봐도 그 뒷이야기를 알 수 있을 정도의 정황들이다. 실로 게이트라 할만한 사건이다. 안타까운 것은 경제가 힘들어서 삶이 힘들어서 사람들의 관심이 이전에 국정농단만큼 집중되지 않는다는 것.... 그러고 보니 그 예전에 박근혜가 했던 '간절히 원하면 온 우주가 나서서 도와준다'라는 말이 연금술사의 대사를 인용한 것이었다. 그 간절히 원하는 것이 악행을 뜻한다면 온 우주가 나서서 징벌한다. 진실은 드러나게 되어있다.
내 일이 바쁘다고 세상 일에 고개 돌리지 말자. 억울하게 떠나간 사람들을 위해서..
8월이다. 파란 하늘과 함께 8월이 시작됐다. 열흘 뒤면 내가 지원받은 다양성 만화 사업의 중간평가도 있다. 내가 맞이한 새로운 챕터의 한 부분이 완료되어 가고 있다. 산티아고처럼 이제 표지를 탐색하고 집중한다. 다음 챕터에는 어떤 모험이 있을까. 누가 동행하자 손 내밀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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