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3. 12. 16:44ㆍ공모전 수상작
여러 공모전 중에 가장 욕심이 나던 것은 티셔츠 디자인 공모전이었다.
내가 한창 공모전을 도전하던 2018년 ~ 2019년에도 티셔츠 공모전이 꽤 많았다.
특히 유명 브랜드에서 주최하는 공모전에서 상을 받으면 단순히 상금만 있는 게 아니라 그 브랜드를 통해 내 그림이 옷으로 만들어져서 나온다는 것이 엄청난 매리트였다.
내 그림을 다른 사람들이 구매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은 단순히 취미로 그림을 그리는 것과는 다른 차원이기 때문이다.
이전에도 외주를 통해 돈을 벌기는 했지만 내 디자인 자체가 상품이 된다는 것은 정말 꿈만 같은 일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여러 티셔츠 공모전을 찾아다녔고 또 도전을 했다.
다만 의욕만큼 그 공모전에 취지를 제대로 이해하고 도전했던 것은 없었던 것 같다.
결과는 모두 탈락이었고 다른 수상작들을 보며 티셔츠 디자인으로서 얼마나 훌륭하게 만들어졌는지 공부하는 기회로 삼았다.
2019년 초반에 공모전을 검색하다가 흥미로운 업체를 발견했다.
바로 '끄라몽'이라는 온라인 쇼핑몰 회사였다.
이곳에서는 단순히 의류 판매뿐만 아니라 여러 디자이너를 발굴하는 이벤트를 하고 있었다.
바로 매 달 디자인 공모전을 여는 것이었다.
수상시 상금은 따로 없지만, 내 그림이 프린팅 된 티셔츠를 하나 얻을 수 있었고 정식으로 상품이 판매되기도 한다.
유명 브랜드는 아니지만 어쨌든 내 그림을 상품으로 판매할 수 있는 창구 하나가 생긴 다는 것이 기쁜 일이기에 도전을 해봤다.
첫 번째 도전은 2019년 새해를 주제로 디자인을 하는 것이었는데, 기대와는 달리 탈락을 했다.
끄라몽에서는 하나의 공모전이 끝나면 곧바로 다음 공모전을 진행하기 때문에 탈락에 실망하지 않고 바로 다음 주제는 무엇일지 살펴봤다.
그리고 3월에 열린 다음 공모전의 주제는 '봄'이었다.
이 공모전에서는 드디어 수상작으로 선정이 되었다.
봄이라면 먼저 떠오르는 것은 벚꽃놀이였다.
아주 단순한 발상으로 그린 그림이지만 기쁘게도 선정이 되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끄라몽은 실력이 조금 어설픈 사람들도 적극적으로 선정해 주고 여러 기회를 주는 것 같다.
그리고 얼마 후에 '벚꽃 위에서' 그림이 인쇄된 티셔츠를 받게 되었다.
기쁜 마음에 사진을 찍고 곧바로 고이 접어 다시 비닐 안으로 넣어놨다.
지금까지도 잘 간직하고 있는데 앞으로도 꺼내서 입을 일은 없을 것이다.
다만 기대와는 달리 판매는 되지 않았었다.
내 기억에는 공모전 응모 기간에 이미 벚꽃이 다 펴고 졌었다.
2019년에는 벚꽃이 좀 일찍 폈었던 것 같다.
따라서 티셔츠로 나왔을 때는 이미 봄이나 벚꽃 분위기는 조금 시들해졌던 상황..
물론 그런 부분이 아니어도 지금 다시 보면 안 팔리는 게 당연한 것 같다.
이때를 계기로 한동안 끄라몽에 꾸준히 도전을 하게 되었다.
그리고 몇번 더 선정이 되었다.
역시 판매가 딱히 되지는 않아서 곧 티셔츠 공모전에는 관심이 멀어졌지만, 처음 선정되었던 이때를 다시 돌이켜 볼 때면 티셔츠 디자인 생각이 되살아나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