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11. 3. 16:30ㆍ작업일지/그림 일러스트
그라폴리오를 통해 진행됐던 마지막 공모전이 바로 2021년 '명동 재미로 일러스트 공모전'이었다.
이 공모전을 통해 내가 남산과 명동사이를 오갈 때 쓰던 그 길에 '재미로'라는 이름이 있다는 것을 처음 알았다.
당시에 회사에서 '시티팝풍 타로카드 컬러링북' 프로젝트가 중단되고 갑자기 작업할게 많이 없어진 상황이라 이것저것 공모전을 알아보고 있던 시점이었다.
그래서 이 공모전에도 당연히 관심이 갔었다.
내 생각에는 아무래도 지역을 주제로 한 공모전인 만큼 그 지역의 모습을 제대로 표현하는 게 좋을 것 같아서 재미로에 방문해서 여러 각도로 사진을 찍어왔었다.
그리고 그 중에 가장 괜찮은 구도의 사진을 갖고 그림을 그리면 되겠다는 생각을 했다.
실제로 재미로 현장에 가서 보니 동네가 아기자기하고 이쁘게 조성되어 있어서 잘 표현만 하면 멋진 그림이 완성될 것 같았다.
2021.09.25
재미로의 모습을 그대로 표현하는 것에 중점을 두고 그 길거리를 즐기는 사람들을 표현했다.
당시 재미로는 몇몇 아티스트와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벽이나 공공시설에 벽화를 그려놨었는데 그 아티스트들도 그대로 이 공모전에 심사위원으로 참여했다.
내가 그림을 완성하고 인스타그램에 올렸을때 심사위원 중에 한 명인 '그라플렉스'가 직접 좋아요도 눌러줘서 결과도 좋지 않을까 기대했지만 결과는 탈락이었다.
작업에 오랜시간을 들였고 기대도 했던 만큼 탈락이라는 사실을 알았을 때 많이 실망스러웠다.
당선작들을 보니 실제 재미로를 묘사하기보다는 카툰 혹은 그래픽적인 느낌이 강한 일러스트들이었다.
아무래도 방향성을 많이 잘못잡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애초에 당선작들의 장르가 내가 잘 할수있는 방향이 아니라서 처음부터 상을 받기는 어려운 공모전이 아니었나 싶었다.
나중에 다시보니 구도라던지 색감에서 미흡한 점이 많이 보이는 그림이었다.
정말 과감하게 동화느낌으로 표현했으면 상을 못 받았더라도 나중에 다시 봐도 더 뿌듯한 그림이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