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8. 9. 23:24ㆍ작업일지/외주
2021년 다녔던 회사에서 마지막으로 진행했던 작업이다.
회사에는 나를 포함해 두 명의 일러스트 작가가 있었는데 각각 맡은 프로젝트가 하나씩 있었다.
나는 시티팝풍의 타로카드 컬러링북을 진행하고 있었고 다른 한 명은 성경 컬러링북을 진행 중이었다.
회사 대표는 내가 맡은 시티팝풍 타로카드 프로젝트에 관심이 많았지만, 이미 프로젝트가 많이 진행돼서 곧 결과물이 나올 수 있었던 성경 컬러링북에 전 인원이 힘을 모으는 것으로 이야기가 모아졌고 나도 성경 컬러링 북을 완성시키기 위해서 꽤 오랜 기간 힘을 보탰다.
당시에 내가 맡은 일은 라인만 있는 컬러링 도안에 채색을 하는 것이었다.
그렇게 많은 시간과 인원이 투입된 컬러링북이 완성되었고 텀블벅으로 통해 제작을 하게 되었다.
이게 그 당시에 완성된 '듬이와 랑이의 성경 탐험 컬러링북'의 샘플이다.
이 작업을 도맡아 했던 일러스트 작가는 내가 회사에 소개해준 형이었다.
나는 성경에 대해 아는 것이 없어서 그 형이 이 프로젝트를 진행하게 된 것이었는데 각색된 이야기에 맞게 도안을 잘 디자인해서 완성도 높게 결과물이 나왔다.
성경에 대해 전혀 모르는 내가 했다면 이런 결과물이 나오긴 힘들었을 것이다.
이 책에는 몇 가지 추가 작업 요소가 있었다.
챕터마다 성경의 이야기를 해설해 줄 유튜브 영상을 만드는 것이었는데, 영상 앞 뒤에 짧은 애니메이션을 만들어 넣으면 어떻겠느냐 하는 의견이 나왔다.
이 시점에 성경 컬러링북을 맡아서 진행했던 형은 이미 퇴사한 시점이라 애니메이션을 만들 사람은 나밖에 없었다.
그 형의 그림체를 흉내 내서 애니메이션을 만드는 게 어려울 것 같았지만 회사를 나오기 직전까지 어떻게든 완성은 했다.
주어진 기간이 짧았기에 최대한 시간을 아껴서 작업을 했다.
먼저 스토리보드를 만들고 몇 개의 씬 중에 성경 해설 영상 앞에 넣을 수 있는 숏버전에 필요한 씬들부터 작업을 했다.
그렇게 9초가량의 숏버전 영상을 만들어서 음악까지 넣어서 편집했다.
실제 해설 영상에는 위처럼 적용이 되었다.
내가 작업한 영상과는 좀 다른 색감인데 편집 쪽에서 최종적으로 만져서 조정한 것 같다.
숏버전을 완성한 뒤에 나머지 씬들도 만들어서 50초가량의 풀버전을 만들었다.
이건 대사가 있는 부분이라 사운드 작업도 직접 하고 싶었는데 결국 사운드 작업까지는 하지 못하고 회사를 나오게 되었다.
이미 손댄 것은 완성을 하고 싶어서 따로 돈을 안 받아도 상관없으니 완성까지 하겠다고 했지만 내가 회사를 나가고 나서 이 일 자체가 묻혀버린 듯했다.
모든 작업은 아이패드를 이용해서 했고 시간에 쫓겨서 좋은 퀄리티로 완성되진 못했지만 짧은 애니메이션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한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었다.
지금도 대사와 효과음, 음악등을 넣어서 완성하지 못한 게 많이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