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 캐리커쳐 컨셉 표지 삽화 외주 작업 - 한국농아청년회 10주년 기념 서적 [ 드로잉 / 일러스트 / 그림 / Drawing / Caricature / Artwork / Illustration ]

2023. 8. 7. 14:29작업일지/외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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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에 다녔던 회사에서 작업한 '한국농아청년회' 10주년을 기념하는 책자에 사용된 표지 그림이다.

회사 쪽에서 한농청쪽에 여러 컨셉을 제안했는데 직전에 작업했던 '오늘은 신발끈 하나만 묶자' 책자의 표지 스타일을 한농청쪽에서 마음에 들어 했던 것 같다.

회의 때 내가 들은 이야기는 한농청에서는 그 스타일에 더해서 '월리를 찾아라'같은 느낌을 원한 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오늘은 신발끈 하나만 묶자'와 비슷한 스타일로 이번에도 작업을 하게 됐는데 다른 점이라면 이번엔 실제 한농청 구성원들의 얼굴을 이용해서 그려야 했다.

그저 상상으로 그림을 그리던 것과 달리 실제 인물과 비슷하게 그려야 했기에 좀 더 오래걸렸다.

여름에서 가을로 넘어가는 1~2달 정도의 시간을 이 작업으로 소요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실제 그 사람의 얼굴을 보고 그려야 했기에 한농청 구성원들이 사진을 보내왔는데 가끔은 '이걸 보고 어떻게 그림을 그리라는 건지' 이해할 수 없는 각도와 해상도의 사진을 보내주기도 했다.

각도나 해상도는 어느 정도 내 상상력으로 보완했지만, 심지어는 얼굴을 반쯤 가린 사진도 있었다.(얼굴을 가린 사진은 상상으로 어떻게 해볼 수도 없는 영역이기에 새로운 사진을 요구했다.)

자신과 닮게 결과물이 나와야 한다는 이 책의 목적보다는 부끄러운 부분은 가려야 한다는 게 우선시되었던 것 같다.

단체의 이름처럼 구성원들이 청년 세대이기에 이해하고 넘어갔다.

 

이 작업을 통해 내가 얻은 것은 한 장의 사진을 보고 그 사람의 전체적인 용모를 머릿속에 모델링하는 능력이라고 할 수 있다.

열악한 사진을 통해서도 그 사진들을 뚫어져라 쳐다보면서 '이 사람은 이렇게 생겼을 거다, 이런 몸매일 것이다, 이런 성격일 것이다, 이런 목소리일 것이다' 등 마치 그 사람을 알고 있다고 나 자신에게 최면을 걸면서 작업을 했는데... 놀랍게도 그 예상이 어느 정도 맞아떨어졌다.(일주일마다 피드백이 왔었는데 자신들을 똑같이 그려줘서 놀라워한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이런 상상을 해야만 했던 이유는 한 장의 사진으로 그 사람의 실제 입체적인 용모를 파악해야 한다는 점도 있고 그림에는 전신이 들어가야 하기 때문에 체형에 대해서도 어느 정도 내가 예상한 부분을 넣어야 하기 때문이었다.

 

이렇게 작업한 그림을 보고 한농청쪽에서 가끔 수정을 요구했는데 이유가 뜻밖이었다.

'너무 실물과 똑같은 게 창피해서...'

사진은 그쪽에서 원하는 모습으로 수정해서 보내줬지만 내가 사진을 보고 예상했던 체형이나 여러 부분들이 실제와 너무 맞아떨어진 것...

그러니까 보내준 사진을 똑같이 그린게 아니라 그 사람의 원래 모습을 예상했던 게 실제랑 똑같아서 본인이 가리고 싶었던 콤플렉스 부분까지 묘사가 된 것 같았다.

그 이야기를 들으니 이런 표지 작업은 실제 모습을 그대로 묘사할 필요까진 없고 콤플렉스를 가려주는 것도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이 들어서 작업에 대한 몰입과 상상력에 좀 힘을 빼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렇게 작업을 완료한 '한농청'구성원들의 캐리커쳐.

다양한 동작과 각도로 묘사해야 했기에 평면의 사진 속 얼굴을 보고 '이 사람이 이렇게 고개를 틀면 이런 모습일 것이다'라는 예상을 수도 없이 했었다.

어느 정도 작업을 하고 난 뒤에는 사진을 보면 자동으로 머릿속에 얼굴이 모델링 되는 느낌이었다.

 

 

 

 

 

이후에 10주년 기념 책자에 직접 사용된 모습.

책은 겉표지가 둘러진 형태로 제작되었다.

이렇게 초록색 바탕의 겉표지가 있고..

 

 

 

 

안쪽에 표지 날개 부분에도 사람들이 들어가 있다.

90여 명의 사람들이라 공간마다 사람들을 꽉 채워서 구성했다.

단 한 명도 빠지는걸 한농청측에서 원하지 않아서 디자인 쪽에서도 힘들게 구성했던 것 같다.

 

 

 

 

 

 

마지막으로 겉표지를 제거한 내부에 수록된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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