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4. 12. 23:35ㆍ작업일지/사진
2019년 봄이 오기 전 2월.
이름은 기억이 나지 않지만 빛을 주제로 한 사진 공모전이 있었다.
이전에 몇 번 사진 공모전을 참여하면서 몇 가지 사진 아이디어가 있었는데 이 공모전에 활용하기 좋다고 생각했다.
나의 아이디어는 창문과 커튼 사이로 빛이 들어와 노트를 비추는 모습이었다.
이전에도 머릿속 이미지를 그림 그리듯이 사진으로 표현하는 방식을 선호했기에, 이번에도 내 머릿속 이미지 그대로 사진에 담을 수 있다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일단 내가 생각한 느낌에 걸맞는 창문이 필요했는데, 그걸 위해서 서울에 여러 카페들을 열심히 찾아다녔다.
주말마다 정말 많은 카페를 돌아다녔던 것 같다.
결국 삼청동에 있는 힛더스팟 베이커리라는 카페에서 완벽하진 않지만 내 생각과 어울리는 창문을 발견했다.(지금은 매장이 없어진 것 같다.)
아쉽게도 커튼은 없어서 현실과 적당히 타협을 했다.
내가 원하는 모습 그대로 촬영하고 싶으면 스튜디오를 빌리지 않고서는 불가능이기에...
그리고 소품으로 쓸 노트는 내가 직접 제작을 했다.
A4용지를 물에 적시고 수채화 물감을 살짝 번지게 해서 오래된 느낌을 줬다.
종이가 마르면서 내가 원했던 쪼글쪼글한 느낌이 되었고 노끈으로 묶어서 노트로 만들었다.
촬영은 내가 일상에서 사용하는 캐논 EOS M10 미러리스 카메라를 이용했다.(이 카메라 밖에는 없다..)
2019년 2월 7일. 햇살이 좋은 날, 카페에 가서 계획대로 촬영을 했다.
여러 한계에 처음에 떠올렸던 이미지 그대로는 아니지만 어느정도 그 느낌을 흉내 냈다고는 말할 수 있었다.
공모전의 결과는 탈락이었고 이때 장소찾는데 고생을 많이 해서 그런지 다음부터는 사진 공모전에 관심을 두지 않았다.
창으로 들어오는 빛줄기.
그 포근한 기운과 내음에 반가운 소식이라도 들을 수 있을까 창 밖을 더 집중해 본다.
빛은 빠르게 달릴 수 있는 파장이니까... 빛은 어디든 갈 수 있는 입자이니까...
그 이야기를 들려줄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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