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11. 30. 12:38ㆍ잡담
오랜 시간 그림을 그리며 살아왔지만 나 자신을 예술인이라는 명칭으로 생각은 하지 않았다. 그냥 그림을 좋아하고 어쩌다가 한 번씩 그림을 통해 수익이 생길 때도 있는 정도의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다 회사를 다니게 되면서 만난 분에게 예술인으로 등록을 하면 창작 지원금을 받을 수 있다는 이야기를 전해 들었다. 그때는 그래도 월급을 받고 있었기 때문에 돈에 큰 욕심이 생기진 않았는데 회사에서 나오고 난 뒤에는 이야기가 달라졌다. 당장 받을 수 있는 지원금이 있다면 너무 절실했다.
나의 첫 책을 출판하기 앞서서 다시 한번 예술인 등록에 대한 이야기를 전해 들었다. 한동안 잊고 있었던 이야기였는데 오랜만에 지원금 관련된 이야기를 들으니 이번에는 신청해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첫 번째 신청 시도를 했을 때, 세상에 발표한 작품이 하나는 있어야 한다는 것을 알았다. 이제까지 그려왔던 포트폴리오만으로는 예술인 활동 증명을 할 수 없었다. 전시회를 했던 것은 너무 오래전이었다. 그래서 출판이 이루어진 다음에 도전해야 했다.
출판이 된 다음 다시 신청을 했고 3개월이 지나서야 결과가 나왔다. 결과는 자료가 미흡하니 좀 더 보완하라는 것...
신청일이 4월 14일인데 미흡하니 보완하라는 결과가 7월 27일에 나왔다. 엄청난 기다림 끝에 너무 허무한 요청... 이걸 통해 배운 것은 자료를 첨부할 때 최대한 많은 사진을 첨부해야 한다는 것이다. 책에 있는 저자 표시와 계약서 상에 필명 부분까지 상세하게 찍어서 다시 제출했다.
그리고 9월 18일. 자료를 보완 제출한 지 두 달 가까운 시간이 지나고 드디어 예술활동증명이 완료되었다. 신청을 했던 4월 14일부터 무려 5개월이 지나서 과정이 끝난 것이다. 처음부터 자료를 충분히 제출했으면 좋았겠지만... 어쨌든 공식적인 예술인이 되었다.
예술 활동 증명을 완료했으니 이제 창작 지원금을 신청해야 했는데...
활동증명이 완료되지 않았다는 안내만 뜰뿐... 알고 보니 창작지원금 신청기간이 시작될 때 예술활동증명이 완료되어 있어야 하는 것이었다. 기간 중에 활동증명이 되는 것도 적용이 안 되는 것... 만약 자료보완 과정이 없이 처음에 활동증명이 되었다면 신청할 수 있었던 것이다. 내 인생에서 지원금을 받은 것은 전 국민이 받은 코로나 재난 지원금과 두 번의 근로장려금인데 역시 뭔가를 받기는 참 어려운 것 같다..
결국 창작지원금 신청은 내년 상반기를 바라볼 수밖에 없게 되었다. 사실 이 블로그에 활동증명이 끝나고 창작지원금 신청까지 완료되면 바로 글을 올리려고 했는데 이제야 글을 올리는 것도 창작지원금 신청이 허무하게 불발되어 멘탈이 흔들렸기 때문이다.
그래도 언젠간 해야 했던 예술인 등록을 마쳤다는 데에 의미가 있다. 9월 18일은 나에게 공식적인 예술인 인정을 받은 날로 남게 되었다. 이 타이틀을 유지하기 위해서라도 나는 계속 무언가를 만들어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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