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담
피아노와 소녀 [ 짧은 글 / 수필 / 붓펜 그림 / 펜화 / 일러스트 ]
사우스랜드
2023. 11. 29.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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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사람들이 오가는 광장에 피아노 한 대가 덩그러니 놓여있다.
피아노 위엔 한 문장을 담은 팻말이 있다.
'마음껏 재능을 뽐내세요.'
차려놓은 무대 위엔 아무도 나서지 않았다.
그때 더벅머리에 교복을 입은 한 남학생이 피아노에 앉았다.
그는 아주 능숙한 솜씨로 최신 걸그룹 노래를 연주하기 시작했다.
광장에 울려 퍼지는 연주가 한 꼬마 소녀의 취향을 제대로 저격한 듯했다.
꼬마는 학생의 연주를 뚫어져라 쳐다본다.
남학생의 연주는 주변의 시선은 전혀 신경 쓰지 않는 듯 점점 더 자유로워졌다.
이 한 장면이 두 사람에겐 전환점이 되는 순간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짧은 순간 이들의 이야기가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다.
두 피아니스트의 이야기.
그들의 모습을 잠깐 보다가 난 다시 내 갈 길을 갔다.
2016년 DDP에서 본 광경을 글과 그림으로 작성했었다.
글은 나름대로 정성을 다해서 썼는데 삐뚤빼뚤해서 다음에는 그냥 타자로 쳐야겠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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