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같은 가을의 루프탑 [ 그림 / 일러스트 / 연필화 / 드로잉 / Art work / Pencil Drawing / Illustration ]
2023. 11. 6. 23:50ㆍ작업일지/낙서 습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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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의 가을은 쭉 기억에 남을 것 같다.
많은 결심을 하기도 했고 많은 일들을 겪기도 했고.. 무엇보다 여름의 연장선 같았던 날씨 때문이다.
가끔씩 추위가 찾아온다는 일기예보가 있었지만 솔직히 어제까지 난 반팔로 지낼 수 있었다.
그리고 오늘 내가 이제까지 본 적 없던 가장 이상한 11월 날씨를 마주했다.
동남아시아의 스콜현상과 같은 변덕스러운 비와 태풍이 생각나는 강풍.
이게 진정 대한민국의 11월 날씨란 말인가.
갑자기 평온한 가을을 이제는 보기 힘들지도 모른다는 걱정이 생겼다.
오늘과 같은 거친 날씨는 마치 내가 갖고 있는 고민과 같았다.
이제 30대 후반을 지나가며 인생의 여러 현실들과 마주하게 된 나 자신.
솔직히 이제까지는 도망 다니기 바빴던 것 같다.
그러던 어느 순간 저리 치워놨던 수많은 고민들이 한꺼번에 나 자신을 덮치기 시작했다.
잠을 잘 때도 진정되지 않는 날들이 생겼다.
이제는 하나씩 부딪혀봐야 한다.
변화와 맞닥뜨려야 한다.
자주 가는 청계광장 근처 카페에서 만화 작업을 하다가 잠깐 낙서를 했다.
그쳤던 비가 다시 내리는지 천정을 두드리는 소리가 요란했다.
카페 마감시간 가까이 그림을 그리다가 일어났다.
비가 그치면 나갈까 생각했지만 그러면 시간만 늦어질 것 같았다.
어쨌든 오늘은 비를 피할 수 없는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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