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2. 21. 13:48ㆍ잡담
어릴 때부터 그림 그리는 것, 영화 보는 것, 애니메이션, 장난감을 좋아했다.
그래서 길을 걷다가도 상상에 빠지는 일이 많았다.
하굣길에 내 눈에 보이는 것, 그리고 내 손에 만져지는 것들로 어떤 이야기를 상상하곤 했다.
그렇게 하굣길동안 내가 상상한 이야기에 푹 빠져 있다가 집에 도착하면 현실로 돌아왔다.
입시를 준비할 때는 내가 무엇을 해야 할지 몰랐다.
오랜 친구에게 자기는 미술학원에 다닌다는 이야기를 듣자마자 자연스럽게 그 친구를 따라서 미술학원에 갔다.
그렇게 친구를 따라 나의 진로를 결정하게 됐다.
내가 그리기 좋아했던 그림과, 입시를 위한 그림은 달랐다.
적당히 그림을 배우고 적당하게 입시를 치렀다.
그리고 가장 내 성향에 맞는다고 생각했던 애니메이션 전공을 선택했다.
내가 좋아했던 애니메이션과, 학교에서 배우는 애니메이션은 달랐다.
적당히 학교생활을 하고 적당히 졸업작품을 만들어 졸업을 했다.
그리고 다시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는 상황이 되었다.
돌이켜보니 늘 머릿속에 상상이 있었다.
어떤 것은 강하게 각인되어 있지만, 어떤 것은 휘발되어 사라졌다.
그 상상들을 구현해 보자고 생각했을 때 사우스랜드라는 필명부터 정했다.
그리고 졸업 이후 11년이 된 지금 동안 이것저것 상상들을 구현하기 위한 시도를 해봤다.
결과적으로 아직까지는 무언가 완성했다고 할만한 것이 하나도 없다.
'아마추어리즘을 지향하는 그림꾼'
언젠가 잠깐 다녔던 회사에서 자기소개 멘트를 요구했을 때 이야기했던 문구였다.
누군가는 나를 작가님이라고 부르고 누군가는 일러스트레이터라고 불렀지만 난 그냥 ㅇㅇ씨라고 불리는 게 편했다.
수많은 작가들 사이에서 나 또한 작가라는 명칭으로 불릴 때, 그들이 나를 어떻게 바라보는지 그 시선들에서도 느껴졌다.
저 멘트는 열등감이 아닌, 그저 남의 시선에 구애받지 않고 그림과 스토리를 만드는 것을 즐기는 사람이 되고자 하는 나의 생각을 정리한 것이다.
티스토리에 블로그를 만들면서 그저 포트폴리오를 위한 공간만으로 활용하기보다는, 이전에 그렸던 그림들과 스토리들을 왜 그렇게 작업했는지 복기하고 기록을 남기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지금 보면 참 어설프고 부족한 작업물들이 많지만 그 시기에 어떤 감정을 갖고 어떤 노력을 통했는지 복기해보고 싶었다.
지금 시점에 공개된 웹 공간에 올리기 부끄러운 것도 분명히 있을 테지만, 작업했을 그 시기엔 분명 열정을 갖고 했던 것들이니...
이러다 보면 언젠가 단 하나의 완성작을 만들 수 있을 때가 올 수도 있지 않을까.
사우스랜드 그림꾼의 그림걸이 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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